조리원와서.
아내는 4시간에 한번씩 유축기를 이용해서 모유를 짜야 합니다..
유두에 난 상처를 입술을 깨물며 참아가면서 하율이가 먹어야할 모유를 짜내기 위해서 회복이 덜된 몸을 일으키며
유축기를 가슴에 댑니다..
1시간 동안 양쪽 가슴을 번갈아 가면서 유축을 하지만 아이가 양껏 먹을 만큼의 모유가 나오지 않아
힘들어 하는 아내를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남편이라는 작자의 무능을 경험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문득..
잠들어 있는 아내를 보면서..
아이를 갖기 위해 아내가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8번의 시험관 시술..
매일 아침 스스로 주사기를 자신의 배에 꽂으며 아픔을 견뎌야 했고..
호르몬 과다로 처녀 시절 풍성했던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어렵게 하율이의 임신으로 모두가 기뻐했고..
소중하게 10달 오롯이 하율이를 품기 위해서 아내는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7시간 진통 끝에도 아이가 나오지 않아 결국은 제왕절개를 결정하였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하율이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서도..
하율이가 먹어야할 모유가 충분히 돌지 않아서 기계의 힘을 빌려서 한방울 한방울씩 정성을 다해 유축을 합니다.
그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가슴은 서슴없이 하나님을 향해 날것의 원망을 쏟아내게 됩니다..
무엇 하나 그냥 넘어감 없이 꼭 어금니를 꽉 깨무는 상황까지 몰아가야 속이 시원한거냐며 들이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그 가운데에서 기쁨으로 모든걸 감당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은 다시한번 하나님 앞에 굴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 라는 이름을 향해 달려가는 아내를 품에 안고 이렇게 고백해 봅니다.
사랑해..
당신은 나에게 우선순위 0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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