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없는 목사의이중생활/생각은 하고 살아야겠지.

종에게 머리숙인 주인..

프르딩딩 2024. 5. 28. 21:52

2024.05.28 채상병 특검법 부결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과 끝까지 지키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싸움 사이에서 결국 머리를 숙이고 읍소해야 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수레 바퀴를 한바퀴라도 굴려 보겠다 나서는 정신 나간 사람들에게 권력을 위탁해야만 하는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이라는건 어제 오늘 만의 현실은 아니지 싶다. 배운거 없고 실력없어 내가 어떻게 할수 없는 억울함의 현실을 아이러니하게도  힘과 돈 그리고 권력있는 누군가에게 기대야만 하는 역설적인 현실을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래도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말한다 국민으로서 주권자의 의무를 다할때 그래도 세상은 변화할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기대감이 없는 말이다.  

 

정치의 기대감이 없는 나에게는 후퇴된 현실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탄식에 언제부턴가 선듯 동의가 않된다. 나 자신부터 비겁한 사람이라 취급 당함을 무릅쓰고 한발 뒤로 물러서서 지금의 현실을 본다,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었고 두번 다시는 동일한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처절했던 다짐들이 있었다, 소중한 것을 잃어 버렸을 때는  수많은 이들이 몸부림 치며 흘려야 했던 눈물이 있었고, 어렵게 다시 찾아왔을 때는 그 소중함을 이어가고자 다짐했었다.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그렇게 희생하며 지켜왔던 소중한 것들은 일순간의 욕망과 분노로 너무 쉽게 잃어 버렸고, 분별력을 상실해 버린 선택은 또 다시 주권자가 머리숙여 읍소하지 않으면 않되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공정과 정의를 외쳤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얼마나 헛되고 헛된 말이었는가를 알수 있었고, 주인을 대하는 종의 태도는 무례함을 넘어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가 우리의 현실을 바꿔줄거라는 기대와 함께 권력을 넘겨 주었다. 빼앗길 지언정 내어주면 안된다는 어느 드라마의 대사 한줄이 깊은 여운으로 다가온다. 분별력 잃어버린 욕망과 분노가 권력을 내어주면서 주인이 종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된건 누구의 탓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이들의 과오임을 깨달는 시간도 필요하지 싶다.

사진출처 : 한겨레


나도 나이를 먹고 시니어의 위치가 되면서 어느덧 나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작지 않은 삶의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게 되면서 점점 세상의 관심사에서 뒷걸음치게 된다. 나의 선택이 누군가의 삶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더라, 지금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은 신뢰하기 보다는 분별해야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세월호가 그랬고, 이태원 참사가 그랬으며, 나라를 위해서 헌신한 한 젊음이의 죽음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그 사실을 말해준다고. 하지만 당신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 또한 말해주고 싶다.

자신들은 다를거라 공언했고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겠다던 그대들의 다짐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내가 누리고 얻어가야할 것을 먼저 손에 움켜쥐어야 한다는 이기적인 공정과 상식이 국가를 위해 산화한 한 젊은이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을 외면하는데 적지않은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성찰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돌아보자 혹시 내가 간절히 원하는건 누군가의 삶을 쥐고 뒤흔들고 싶은 권력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

정치는 나눔이고 분배라는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른다 (육룡이 나르샤), "누구에게 거두어서 누구에게 주는가 누구에게 빼앗아 누구에게 채워주는가 그리고 당신들은 누구에게 빼앗아 누구의 배를 채웠소" 라고. 오늘의 정치는 주권자들에게 권력을 빼앗아 자신들의 안위를 채우기 위함이라는 생각이든다, 가진자들의 결심이 없는 자들의 고통으로 자신들을 채워나가는 현실.. 이것을 알면서도 믿고 가는건 순진한걸까 아니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라고 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