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끄적거림 6 - 주일날 일상을 살다.
1. 아침에 일어나 어머니 모시고 교회가던중에 차에 이상이 생겨서 카센터에 맡겼는데 75만원이라는 견적 금액이 문자로 나를 반기는 순간.10년을 한결같이 잔고장없이 다녀주고 어제 양평까지 안전하게 잘 버텨준 녀석이 기특하고 고마우면서도돌고도는 헌금 바구니를 보며 어떻게하면 자연스럽게 외면할수 있을지 순간 갈등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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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말못하는 기계일지언정 10여년을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했고 안다녀본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긁히고 망가지고 세월의 흔적을 보게되니 마음도 쓸쓸해지고 녀석도 세월의 흐름앞에 지쳐가는구나 싶어서 괜실히 미안해진다 그래서 그런가견적서의 금액이 녀석이 견뎌준 만큼의 세월이 보상이라는 생각이라 생각하니 합당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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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하나둘씩 사람이든 장소든 떠나보내거나 떠나오는 일이 부쩍 많아진다 전도서의 코헬렛이 말했던것 처럼 만사에 때가 있어서 창조주가 만들어놓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수 없고 겸손함으로 인정해야됨은 어찌됐든 알겠는데 이것이 은혜요 감사요라고 간증하기에는 아직 내공과 초식이 부족해 시간이 꽤 걸리지 싶다 나는 아직도 '무족권' 신공이 완성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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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식의 일을 답답해 하는 집사님의 탄식을 들었다 대학 졸업하고 IT관련 직장을 다녔는데 몇개월 다니다 그만두고 6개월째 집에서 게임만하며 있다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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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도와드릴수 있을까 싶다..20대의 삶이라는게 기실 시대를 막론하고 마냥 쉽지는 않았으니 결국은 싫던 좋던 본인의 의지가 반은 먹고 들어갈텐데 어찌됐든 연락처를 주고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그것도 하기 싫으면 모...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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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율이 데리고 간식 사러 잠깐 동네 마트에 나왔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분명 나의 빅스비와 아내의 시리(siri)는 낭낭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비소식은 없다고 했는데 창조주의 생각은 좀 다르셨나보다 하수구 물빠지듯이 비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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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 그래도 그렇지 우산도 없이 애데리고 나온거 빤히 아셔놓고 좀 참으시지 앞튼 급하게 마트에서 우산을 사서 아내랑 하율이부터 씌우고 나는 웃옷을 벗어서 하율이를 덮어주고 런닝구만 입고 장바구니 카트끌고 시원하게 샤워하며 집에왔다 새로산 반바지 입고 나갔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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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니 다시 해가 쨍해진다...ㅡㅡ
이쯤되면 인공지능이 말했던 날씨만큼이나 창조주의 운행 하심도 신뢰성 급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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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빨래 널고 설겆이 하고 하율이 목욕시키고 잠시 한숨 돌리는데 강렬한 석양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더 비추고 싶은게 있어서 끝까지 움츠려들지 않고 저리도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있을까 누군가의 길을 비추려고 아쉬움없는 빛을 비추고 있을까?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좋겠다 끝까지 붙드심의 긍휼하심을 경험할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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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식구는 애고 으른이고 쫄딱 비맞고 와서 지금 바라보고 있는 태양빛에 젓은 옷 말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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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은혜롭고 거룩해야할 주일에 난 일상을 살았다..